고래연구사는 어떤 일을 할까?
수족관에 갇힌 고래를 연구하는 게 아니라 망망대해를 헤엄치는 고래를 연구하다 보니 배 위에 머무는 날이 1년에 100일이 넘는다. 조사선을 타고 바다에 나가 고래를 직접 보고 연안 구역마다 어떤 고래가 어디에 얼마나 분포하는지, 고래의 출산과 사망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먹이는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등 관찰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긴다. 필요한 내용은 사진으로 찍는다.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연구소로 돌아와 분석한다. 돌고래가 많이 출몰하면 어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중요한 연구 주제다. 겨울철 어장이 크게 형성되면 조사선을 타고 바다에 나가 다른 어류를 먹기 위해 따라온 고래들이 어떻게 활동하는 지를 확인해 어민 피해를 막는 데 활용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논문으로 발간하는 일도 연구원들 몫이다. 최근 고래연구사들에게는 혼획된 고래가 증가하는 게 골칫거리다. 고래연구소에서 개체 수를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밍크고래, 참돌고래, 낫돌고래, 남방큰돌고래, 상괭이 등이 매년 수천마리씩 혼획되면서 개체 수가 대체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해파리 제거 장치가 설치된 그물에서 혼획 방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대형 해파리가 그물에 걸려 어민들에게 피해를 많이 끼치는 서해에서 그물 끝에 해파리가 탈출할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하자 상괭이를 비롯한 고래들이 그물에 걸리지 않고 빠져나가는 걸 확인하고 혼획 저감 대책을 마련 중이다. 혼획된 고래는 해부를 통해 연구에 소중하게 활용되기도 한다. 해양수산부를 통해 연구 목적으로 포획 쿼터를 받을 수 있지만 국민 정서 상 포획하지는 않는다. 돌고래의 경우 사육 시설에서 혈액 샘플을 받아 분석에 이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연구소에서 보관 중인 고래 표본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순회 표본 전시회를 열고 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고양이고래나 남방큰돌고래, 뱀머리돌고래 표본도 전시되고 있다. 연구소에서는 고래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일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