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컨저링' 시리즈가 시작되기 이전에도 워렌 부부는 호러 팬들에게 유명 인사였다. 소위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귀신영화가 나올 때면 그 사건을 맡은 워렌 부부의 이름이 어딘가에 박혀 있거나 극중 캐릭터가 이들을 모델로 하고 있기 마련이었다. 워렌 부부는 20세기 호러물에 지울 수 없는 하나의 틀을 만들었다. 악령에게 시달리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구원해주는 초자연현상 전문가. 이들이 없었어도 이 틀은 존재했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아는 세계에서는 워렌 부부를 통할 수밖에 없었다. 요새 사람들은 이들의 이름을 컨저링 유니버스 영화를 통해 안다.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에 실린 사건들에 영감을 받아 귀신 나오는 호러 영화를 만드는 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다. 워렌 부부가 맡은 사건을 영화화하면서 이들의 캐릭터를 실명으로 등장시키는 것도 자연스럽다. 워렌 부부가 보관하고 있는 귀신 들린 인형을 주인공으로 스핀오프를 제작하는 것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들이 주인공인 유니버스를 만들어 귀신영화를 만드는 건 좀 다른 일이다. 컨저링 영화들의 가장 막강한 무기가 무엇인가. 영화가 그리는 사건이 실화라는 것이 아닌가. 초자연현상을 다룬 이야기를 접할 때 사람들은 어느 정도 융통성 있는 태도를 취하긴 한다. 컨저링 영화의 고정 관객이라고 워렌 부부의 주장을 다 믿는 건 아니다. 전혀 믿지 않는 관객이라도 이 영화를 즐기는 건 가능하다. 영화를 보기 위해 초자연현상에 대해 입장을 가져야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주연배우들이 실존 인물과 이렇게 밀접한 인간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허구의 이야기로 유니버스를 확장하는 건 어떻게 보아야 할까? 호불호가 갈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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