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배경 사극의 화려한 복식을 즐기던 참인데 tvN 드라마 '어사와 조이'를 보다 새롭게 눈이 뜨였다. 극중 양반의 사모관대나 임금의 용포는 빌려 입은 옷처럼 품이 들뜨고 엉성한데 양반 이하 백성들의 의상은 질감과 배색, 몸에 맞춘 핏까지 의상팀의 혼을 털어넣은 티가 역력하다. 왕이 직접 임명하는 비밀 관리인 어사는 임금의 의지와 연결된 직책이나 어사와 조이는 왕에 대한 묘사를 무능한 결재권자로 한정한다. 암행어사가 된 종6품 관리라이언 역시 왕명이고 뭐고 지방 맛집 순례로 어사 임무를 때울 계획이었다. 그런데 고대하던 충청도 짜글이 맛집은 문을 닫았고 김조이가 암행 파트너로 합류하게 된다. 이를 시작으로 탐관오리를 벌하고 억울한 백성을 구제하던 암행어사 이야기는 새로운 목소리를 얻는다. 자신의 행복을 찾겠다고 원님 앞에서 이혼 송사를 치르던 조이를 비롯해 이언이 만나는 백성들은 이미 자신을 구하고 비슷한 처지의 다른 이들을 구하는 중이다. 상단의 노비로 일하던 광순과 풋내기 무당 비령은 어사 이언과 조력을 주고받는 관계이자 조이의 벗이 되는 이들이다. 청나라로 끌려갔다 돌아온 조이의 어머니 덕봉은 속환금을 마련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여성을 구하는 조직의 수장으로 딸과 재회한다. 천대받는 조선 여성들이 서로 단단하게 의지하는 모습은 이언이 막역지우였던 세자 사망의 진실을 밝히는 전개만큼이나 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홍문관 부수찬으로 기방 출입을 일삼다 어사 발령을 받은 이로 올 초에 종영한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의 성이겸이 있다고 한다. 야망도 없이 미식가와 난봉꾼으로 살아가던 두 어사의 수사 활극을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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