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할 것 2021. 12. 23. 23:04

드라마 '해피니스'가 다루는 시대는 눈을 허옇게 뜨고 비감염자를 찾아 목을 물어뜯는 광인병이 발생한다. 경찰특공대원 윤새봄과 강력반 형사 정이현 부부가 낮에는 광인병 환자들의 참상을 목격하고 밤에는 침대에 누워 '결혼식은 해야겠지? 주례는 누가 좋을까?'라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새봄과 이현이 입주한 세양숲 르시엘 아파트가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간 후에 봉쇄가 풀릴 때까지 각자 집에 머물라 해도 산책을 하겠다고 역정을 내는 노인이 있고 동대표는 단지 내 시설물 개보수 사업으로 취할 이득을 계산하고 변호사는 입주민 대상으로 영업을 나오기도 한다. 분통이 터질 정도로 이기적인 이들이지만 다들 혼란이 지난 내일을 살 궁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활기를 느낀다. 소동을 막기 바쁜 새봄과 이현이 야구 배트와 총을 들고 다니지만 이 드라마는 좀비물의 타격감과 거리가 먼 자리에서 종말보다 생존에 가까운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2013년 방영된 JTBC '세계의 끝'은 감염병 대유행에 대처하는 K방역 시스템을 그린 드라마다. 친구끼리 연인끼리 이웃끼리 바이러스를 퍼뜨려 감염자를 늘리고 항체를 가진 사람을 찾던 소름 끼치는 상황은 해피니스에서 유사하게 반복된다.

 

 

 

그리고 해피니스의 광인병은 좀비와 닮았지만 발병 주기가 있고 인격이 있는 인간으로 받아들여진다. 인간과 좀비의 경계를 나누는 고민은 좀비 천지가 된 세상에서 아이를 낳으러 산부인과로 향하는 박하선 주연의 단막극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느린 걸음걸이 때문에 좀비로 오인되는 임산부가 도시를 가로지르는 동안에 병원에서 그를 기다리는 간호사는 좀비가 된 다른 만삭의 임산부를 보며 갈등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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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무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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