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은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과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을 재편집해 탄생한 영화다. 이치코가 고향 코모리로 돌아와 자급자족 농촌 생활을 시작하며 최선을 다해 한끼를 만들어 먹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이런 이치코의 삶은 '슬로우 라이프'라든지 '킨포크 라이프' 같은 소비패턴 혹은 유행으로서의 개념에 포섭되지 않는다. 이치코는 끼니가 끝나자마자 다음 끼니를 준비해야 하고 겨울이 끝나자마자 다음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치열한 일상이다. 이것은 단지 노동의 가치 혹은 땀의 소중함 같은 단순한 말로는 모두 설명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온전히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이치코가 부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이치코의 삶을 동경하거나 자연의 이미지가 주는 편안함을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전편에 비해 요리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드라마에 더 집중하는데 이로 인해 영화의 교훈은 더 분명해졌다. 이치코에게 요리는 어머니를 이해하고 어머니에 대해서 기억하는 방법이었다. 이치코는 요리를 통해 어머니를 당연하게 대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꿈을 가진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단지 요리가 아니라 요리가 소환하는 기억과 사유가 그녀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배우 하시모토 아이는 '하얀 피부의 농사꾼'이라는 조금 비현실적인 설정 속에서도 이치코의 복잡한 감정만큼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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