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할 것 2020. 1. 2. 23:59

서울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혜원은 어느 겨울에 문득 짐을 챙겨 고향 미성리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꽝꽝 언 땅에 묻힌 배추를 꺼내 얼큰한 배춧국을 끓여먹는 것이다. 그리고 혜원의 자급자족 농촌 라이프가 시작된다. 잠깐 쉬다가 금방 올라갈 거라고 믿었지만 계절은 겨울로 시작해 봄, 여름, 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로 순환한다. 평생 마을을 떠나본 적 없는 그녀의 친구 은숙, 대기업에 다니다 귀촌해 농사꾼이 된 또 다른 친구 재하가 혜원과 함께다. 혜원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직접 가꾼 작물로 요리를 해먹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삼시세끼' 또는 '효리네 민박'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영화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일본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리틀 포레스트'는 농촌의 생명력 넘치는 풍경과 제철 음식으로 지은 풍성한 요리들, 자연 속에서 건강하고 밝게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역시 같은 작품을 원작으로 둔 동명의 일본영화가 주인공의 자급자족 라이프를 공들여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이 영화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훼손된 관계망을 복원하는 자연과 음식의 역할에 보다 주목한다.

 

 

 

영화는 혜원과 재하, 은숙의 모습을 통해 시험, 연애, 취업이라는 세간의 평가 기준에 의해 지쳐가는 청춘의 방황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팥케이크, 막걸리, 꽃튀김과 양배추 빈대떡, 크림브륄레처럼 계절과 자연을 닮은 요리들을 보고 있자면 인스턴트로 점철된 식사 메뉴를 다시 한번 점검해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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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무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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