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할 것 2020. 1. 23. 23:51

이스탄불엔 유난히 개와 고양이가 많다. 거리에 개가 여럿 잠자고 있어 허들처럼 넘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나같이 평화롭고 느긋하다. 어떤 개들은 귀 끝에 번호표가 붙어 있다. 국가가 관리하는 유기견이라는 뜻이다. 무분별한 번식을 막기 위해 국가에서 중성화 수술도 해 준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으면 커다란 개가 쓱 다가와서 발 앞에 눕기도 하고 조금만 상냥하게 대해주면 뒤집어진 거북이처럼 배를 보이며 아양을 떤다. 고양이도 스스럼없이 다가와 몸을 비비며 따라온다. 전봇대 아래, 공원 벤치, 식당 입구. 어디나 고양이의 밥과 물이 넉넉하게 채워져 있는데 치우라고 하는 사람 하나 없을 뿐더러 약을 몰래 먹이에 타서 고양이를 죽이는 경우는 절대 상상할 수 없다. 식당에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들어와 손님 옆에 엎드리기도 하고 때론 식탁에 폴짝 올라와 꼬리를 흔든다. 늘 그랬다는 듯이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받아들인다. 전통적으로 이슬람 문화에서는 동물을 집 안에서 키우지 않는다. 근래 들어서 집에서 키우는 경우도 많이 생겨났지만 일반적으로 동물은 사람과 공간을 달리한다.

 

 

 

그렇다고 해서 밖에서 키우는 동물과 길거리 동물을 함부로 다루지도 않는다. 옛날 터키 사람들은 인간의 영혼이 동물의 몸을 빌려 환생할 수 있다고 믿었다. 길에 동물이 그렇게 많은데 도대체 배설물이 왜 없을까? 거리 청소는 시도 때도 없다. 어디서나 청소 기계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쓸어 간다. 탁심광장도, 토프카프 궁전도 그랬다. 주인 없는 개의 다른 말은 '우리의 개'이므로 일반 사람들이 배설물을 치우는 것을 별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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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무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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