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유산이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는 것은 피렌체 사람들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인트 레지스 플로렌스 호텔'은 아르노 강변에 자리했다. 눈에 띄지 않는 다소 평범한 외관이지만 들어서는 순간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검은색 롱코트를 입고 챙이 짧은 검은 모자를 눌러쓴 중년의 도어맨이 무거운 회전문을 열어 주는데 낮은 음성의 정중한 영어 인사는 귀족의 궁전에 초대받은 기분이다. 귀족가문인 기온티니의 궁전이었던 호텔은 피렌체 두오모 돔을 건축한 브루넬레스키의 작품이라고 한다. 호텔로 용도가 변경되면서 몇 군데는 손을 봤겠지만 르네상스 건축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머무르는 내내 시간여행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머리가 새하얀 할머니 하우스키퍼는 프릴이 달린 앞치마를 하고 은쟁반을 들고 총총총 걸어 다녔다. 그리고 르네상스가 시작된 시기에 대한 의견은 다르지만 르네상스가 태어난 장소가 피렌체라는 데에는 전문가들도 이견을 내세우지 않는다. 르네상스를 선도한 인물들은 거의 피렌체와 그 인근 출신이다. 그리고 피렌체와 시에나 이야기도 재밌는데 두 도시 간의 경계를 정하기로 했는데 수탉이 울면 양측의 기사들이 말을 타고 달리다가 서로 만나는 지점을 경계로 정하는 것이었다.
시에나는 흰 수탉에게 모이를 잔뜩 주어 힘차게 울어 달라고 기원했다. 피렌체 사람들은 검은 수탉을 아예 굶겨 버렸다. 피렌체 닭은 보통 때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 울었다. 배가 고팠으니까 말이다. 피렌체 기사는 빨리 출발했고 그리하여 피렌체는 시에나보다 세 배나 넓은 땅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왜 이탈리아 커피가 유명해졌을까? 에스프레소 방식이 처음 개발된 곳이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증기압을 이용한 커피 추출 기계가 발명됐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진 안정적인 맛의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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